줄거리를 살펴 보면, 라라는 [돼지우리]의 정규 직원이 되었다고 했다. 나에게 라라가 보여준 채용 계약서는 독특했다. 한달 급여는 100만원이고, 돼지가 될 때까지 돼지고기를 먹는다는 조건 등이 적힌 계약서였다. 라라는 고기 값 공짜라는 조항이 빠졌다고 하며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사장은 통화 후 20분 즈음 지나 나타났다. 사장은 나에게 형에게 돼지 멱따는 것을 배웠던 이야기를 해 주었다. 첫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 낳은 첫 아이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해 주었다. 그리고 손가락 발가락이 모두 붙어서 나온 아이를 데리고 아내가 집을 나가버렸던 이야기도 함께. 형에게 일을 배워 지금의 [돼지우리]를 차릴 수 있었다고 하며, 사장은 형의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라라는 자기가 돼지인 줄 아는 유일한 돼지라고. 사장이 취해서 말끝마다 소리를 높이자 서빙 아줌마가 나타나 사장을 재빨리 끌고 갔다. 그리고 아줌마는 식탁에 인절미를 놓고 갔다. 잠시 후 사장은 다시 나타났다. 라라는 사장 앞에서 노래를 한 곡 불렀다. 나는 사장에게 물었다. 나의 어디가 돼지냐고. 사장은 나를 보더니 나는 돼지가 아니라고, 그렇다고 사람도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내 잔을 다시 채웠다. 소주잔 속에 비친 내 코가 들렁 올라가 있다. 잔을 드는 내 손가락들이 두 개씩 붙어, 완벽한 돼지 족이다. 라는 내용이다. 사람을 돼지에 빗대어 표현한 사장의 대사들이 인상깊었다. [돼지우리]라는 상호명도 재밌었다. 그리고 독특한 채용 계약서 역시 재밌었다. ‘돼지’라는 상징 속에 작가가 담고 싶어한 이야기들이 함축되어 있다. 재밌는 문장들이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