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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진보경, 호모 리터니즈 : 2009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2025-04-14 18:42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나는 정현수라는 사람의 정보를 이용해서 정현수로 산다. 내 지갑의 신분증과 그의 신분증을 맞바꾸며 나는 나라는 존재 대신 정현수로 사는 것을 택했다. 정현수는 인간관계가 거의 없는 사람이었고, 그 점이 나의 마음에 들었다. 정현수로 살지만 정현수의 프로그래머로서의 능력까지는 내가 가질 수가 없어서 나는 홈페이지 제작업체를 찾아가 정현수가 해야 할 홈페이지 수정작업을 대신 맡겼다.

정현수로 행세하며 정현수의 후배를 만나기도 하고, 그럼으로써 정현수의 사생활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나는 현실에 대한 불만족 때문에 다른 삶을 원했고, 그것이 바로 내가 정현수로 살아가는 삶이었다. 정현수는 죽었고, 나는 그의 신분증과 그의 정보로 그의 삶을 살아갔다.

오랜만에 산행을 한다. 새 삶을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나는 내 자리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수분이 빠져나간 그의 둔부는 아래로 쑥 꺼져있었다. 나는 챙겨온 정현수의 물건들을 하나씩 꺼냈다. 그리고 그의 바지 앞주머니에 휴대폰과 열쇠꾸러미를 밀어넣었다.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빼냈다. 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펼쳐 신분증을 교환했다. 그리고 그 신분증을 확인해 보니, 내 것이 아니었다. 한재우라는 이름의 낯선 사진과 정보가 신분증에 기록되어 있었다.

 

라는 내용이다.

 

죽은 사람의 신분증을 이용해서 죽은 사람으로 살아감으로써 새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었던 나는, 죽은 정현수라는 사람의 인생을 흉내내다가 그건 자신의 인생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래서 다시 죽은 정현수의 시신을 찾아가 신분증을 다시 교환하지만, 나의 신분증은 누군가가 가져가고 그곳에는 낯선 한재우라는 사람의 신분증이 들어 있었다.

잠시동안의 일탈을 했던 나는 나 자신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에 실패하고, 낯선 한재우라는 사람으로 다시 살아가야 하는 난관에 봉착한다.

작가의 생각이 재밌었고, 기발했다.

나라는 존재, 내 인생이라는 것이 아무리 하찮더라도, 남과 비교해서 나를 놓아버리면, 내 인생을 놓아버리면 다시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소설이었다.

결국 나는 나 자신으로, 내 이름 석자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이 소설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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