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글렌 굴드는 콘서트를 하기 전 피아노 조율 뿐만 아니라 손가락의 마디마디까지 조율하기 위해 뜨거운 물에 손을 담갔다. 굴드는 데뷔한 이래 지독한 인기와 함께 했다. 회사는 내게 두 번째 직장이었다. 대형 광고대행사로부터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도급받아 ‘그림’만을 만드는 일을 했다. 5층에 사장의 방 말고도 방 하나가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연히 그 문을 열어보게 되었고, 광목으로 덮여있는 피아노를 보게 되었다. 스타인웨이였다. 나는 해가 뜰 무렵부터 직원들이 출근하기 시작하는 열 시 무렵까지 그 방에 있곤 했다. 나는 일기장에 ‘행복해진 나를 발견했다’라고 써 넣었다. 나는 아주 어린 나이에 피아노를 시작했고 비교적 어린 나이에 그만두었다. 어느 날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고 나는 피아노를 포기해야 했다. 스타인웨이가 사라졌다. 월요일 아침 악보를 가득 안고 그 방의 문을 열었을 때 스타인웨이는 없었다. 나는 그로부터 며칠 동안을 줄곧 굴드가 연주한 레코드들을 들었다. 아무도 5층 피아노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피아노가 사라지고 해가 바뀌어 다시 초여름이 되었을 무렵, 나는 회사 근처 오피스텔에 방을 얻어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해가 무척이나 드셌던 그 즈음의 어느 날 아침, 나는 우연히 5층의 그 방 앞을 지나게 되었다. 문이 열린 틈으로 안을 들여다 보니 스타인웨이가 있던 그 자리에 머리가 벗겨진 한 노인이 서 있었다. 그는 늙은 모습의 글렌 굴드였다. 라는 내용이다. 나는 5층에서 피아노를 발견하고 유년시절 이루지 못한 피아노의 꿈을 잠시 펼친다. 하지만 어느 날 피아노는 사라지고, 피아노의 존재조차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아주 오래 시간이 흘러 다시 5층을 가 보았을 때, 그곳에는 늙은 글렌 굴드가 서 있었다는 내용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재밌었고, 피아노에 꿈이 있었던 작가가 직접 늙은 모습의 글렌 굴드를 마주하게 된 마지막 부분도 좋았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 속에 유년시절의 꿈을 품고 사는 것 같다. 꿈을 이룰 수 없는 삶을 살아가면서도, 그 꿈은 일종의 유토피아같은 역할을 해 준다.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리고 유년시절에 배웠던 피아노에 대해, 글렌 굴드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