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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김희진, 혀 : 2007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5-1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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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살펴 보면, 

 

식탁은 시끄럽다. 식탁에 모여앉은 가족들은 수많은 말을 쏟아내며 밥을 먹는다. 오늘 그들의 혀에 걸려든 사람은 옆집에 사는 마녀. 나만 조용히 식사를 한다.

사람들은 내게 들을 수는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냐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종종 귀를 닫아버리고 싶다. 나를 피아노 앞에 앉힌 건 어머니였다. 마녀는 내 피아노 연주가 꽤 맘에 드는 눈치다. 나는 마녀의 집에 가서 하루 한 시간씩 피아노를 치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어느날 마녀는 혀가 좀 이상하다고 한다. 마녀는 얼음을 입에 물고 소파에 눕는다.

고양이에게 그렇게 많은 독설을 퍼부어대던 철학자가 오늘은 웬일로 조용하다. 그러고 보니 오늘 우리집 아침 식탁에서도 식구들이 하나같이 조용했다. 말이 나오지 않는 철학자의 모습은 무척 답답해 보인다.

온 가족은 수화로 혀에 암이라도 생긴 것 아니냐고, 혀 속이 텅 비어버린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 식탁에서의 나는 외롭지 않다.

누나가 혀가 없어졌다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누나의 혀는 있었고, 온 가족이 누나의 엉뚱한 환각에 인상을 찌푸리며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마녀의 집에서 두 시간째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마녀가 힘겹게 말을 한다. 손으로 바깥을 가리키며 공중에 이상한 것들이 떠다닌다고. 그것들은 마치 혀처럼 보였다.

마녀의 입에서 붉은색 타원형이 빠져나간 후 마녀는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못한다. 마녀는 자신의 말이 쏟아져 나오는 혀를 낚아채려고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뛴다.

공중에 수많은 사람들의 혀와 말들이 떠돌아다닌다. 혀의 개수는 날이 갈수록 증가했다. 사람들은 모두들 자신의 혀를 낚아채기 위해 노력했다. 마녀도 자신의 혀를 찾겠다는 일념 뿐이었다.

옆집 밤무대 가수가 죽었다. 자신의 혀 때문에. 혀가 살인을 일삼고 다닐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마녀가 마당 잔디밭에서 잠자리채를 만들고 있다. 자신의 혀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말을 하고 싶어 안달 난 사람들은 누구의 혀든 상관없이 잡아먹으려고 했다. 마녀는 아직도 자신의 혀를 찾지 못했다. 우리 가족은 아직 혀를 잡아 먹지 않고 있었다.

나와 마녀는 혀 떼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혀 떼가 몰려온다. 마녀는 나에게 저 무리 중에 아무거나 잡아 먹으라고 말한다. 혹시 말을 하게 될지 아느냐고 하며. 잠자리채에 혀 몇 개가 걸려든다. 나는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그 혀를 입으려 가져가려다, 만다. 내 손에서 벗어난 혀는 다시 허공을 맴돈다.

 

라는 내용이다.

 

어느날 사람들의 혀가 사라져서 공중을 날아다니고, 혀 떼가 사람들에게 말로 공격하고, 밤무대 가수가 자기의 혀 때문에 죽기도 한다. 원래 말을 하지 못하는 나는, 마녀가 권하는 대로 남의 혀라도 잡아먹으면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혀를 잡아먹으려다가, 만다.

남의 혀를 잡아먹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남의 목소리로 남의 말을 하는 것. 그렇게 사는 인생은 어떤걸까 잠시 생각해 봤다.

말이라는 게 중요하고도 무섭다는 걸, <>라는 이 소설이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것 같다.

판타지적인 이 소설을 읽으며, ‘혀떼들이 공중에 몰려다니고 시끄럽게 말을 하고 사람들에게 혀가 잡아먹혀서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목소리와 어투로 말을 하고, 그래서 또 혼란이 오기도 하는 그런 이야기들을 읽으며, 그 상상력이 재밌었고, 말에 대해, 우리의 몸의 일부분인 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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