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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황시운, 그들만의 식탁 : 2007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2025-05-1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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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살펴 보면, 

 

나는 엄마의 남자와 함께 식탁에서 밥을 먹다가 숟가락을 내려놓고 일어섰다. 남자의 식사매너가 나에게 불쾌감을 주었다. 남자는 엄마의 네 번째 남자였고, 내게는 세 번째 저기요였다.

오 년여의 시간을 정리하던 날 그가 말했다. 별스러운 걸 기대한 게 아니었다고. 그저 소박한 식탁에 마주 앉아서 잡담이나 나누며 함께 밥 먹는 일상을 원했던 것 뿐이라고. 결국 얼마 후, 그는 결혼을 했다.

엄마는 물에 불린 북어껍질을 건져 비늘을 긁어냈다. 그리고 나에게 요리하는 비법을 몇 가지 알려주었다.

엄마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엄마보다는 엄마가 만든 음식에 홀려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엄마가 만들어내는 온갖 맛깔스러운 음식들도 나를 살찌우진 못했다.

나는 솜씨 좋은 해장국집 외동딸이 자신의 가슴을 짠하게 한 남자를 위해 뚝배기에 아낌없이 퍼 담아줬던 선지 덩어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인 셈이었다.

엄마는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가정식 백반으로 식당의 메뉴를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음식 장사를 했다. 식당은 언제나 손님들로 붐볐다. 저기요들조차 모두 엄마의 백반 집과 갈비 집의 단골손님들이었다.

스테이크의 틀을 완성한 뒤 성형이 끝난 초밥 부품들의 착색 작업을 시작했다. 그때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가 남자들과 살림을 합친 후 헤어짐의 원인이 내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나는 언제나 웃었다. 그러나 그는 내가 함께 산 지 오 년이 넘도록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레스토랑에서 그를 만났다. 그리고 우리는 다투었다. 레스토랑을 나와 다시 초밥의 코팅작업을 했다.

집에 오니 엄마가 주무시지 않고 있었다. 아저씨가 꽃게가 먹고 싶다고 했는데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엄마는 아저씨가 영 안 들어올 것 같다고 했다.

속이 아픈 나의 배를 쓰다듬어 주며 엄마는 나에게 필요한 게 약이 아니라 차진 속을 덥혀 줄 음식이라고 했다. 나는 식탁이 너무 커서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며 식탁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엄마는 식탁을 바꾸지 않았다.

엄마의 짐작대로 세 번째 저기요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엄마는 더 이상 음식을 만들거나 권하지 않았다.

케이크 전문점에서 주문한 모형을 만들고 있는데 속이 다시 저릿해졌다. 한 웅큼의 약을 삼키며 내게 필요한 것이 차진 속을 데워줄 음식이라고 한 엄마의 말을 생각했다. 진ᄍᆞ보다 더 진짜 같아야 한다고 나는 나를 지배하고 있는 주문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저릿하던 속이 가라앉고 포근한 열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라는 내용이다.

 

엄마의 남자와 함께 식탁에서 밥을 먹지만 식사를 통 하지 못하는 나의 이야기와 모형을 만들 때 만큼은 진심인 나의 이야기, 남자를 만나 연애를 할 때의 나의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는 소설이었다.

나의 연애는 오 년이나 되었지만 결국 깨져버렸고, 남자는 결혼을 했다.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나를 만나고 해서 빈정거리고 결국 나와 다툼을 하게 된다.

속이 아픈 나는 약을 털어 넣으며 진짜 같은 모형을 만들기 위해 주문을 외우며 일을 한다.

제목 그들만의 식탁의 의미를 알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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