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유아용 한글 학습 카드가 주차장에 붙어 있다. 청소원 복장의 여자가 기둥에 붙여놓은 한글 카드를 느릿느릿 떼어내며 한글 공부를 하고 있다. 그 여자의 이름은 마샤라고 정연이가 말했다. 마샤가 재활용 창고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며 정연은 매트리스를 하나 부탁했다고 말했다. 현관 벨이 울렸다. 마샤였다. 매트리스가 왔다고 마샤는 말했다. 정연의 폰트 ‘천사체’는 미니홈피에서 베스트 상품이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회사를 차리면 나를 수석 디자이너로 써먹겠다고 하던 정연은 며칠 전 K기업 로고디자인 프로젝트팀에서 내 이름을 빼버렸다. 얼핏 잠이 들었는데 다시 현관벨이 울렸다. 매트리스를 가져가라는 마샤의 음성이 들렸다. 정연은 그냥 두라고 하며 성질을 내며 인터폰을 내려놓았다. 정연은 자기가 작업하고 있는데 담배를 피운다고 나에게 성질을 내서, 나는 담배를 피다가 창밖으로 던졌고, 불 난다고 하며 나가서 담배를 끄라고 성화를 하는 정연 때문에 밖으로 나와 담뱃불을 끄고 오피스텔 근처 샐러드바로 들어갔다. 그리고 샐러드바에서 마샤를 만났다. 마샤는 음식값이 800원이 모자랐고, 나는 천 원짜리 한 장을 내밀었다. 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폰트를 만들고 싶었다. 정연은 매트리스를 가지고 오라고 했고, 나는 마샤에게 갔다. 마샤는 거스름돈을 나에게 내밀었고, 재활용 창고 안에서 매트리스를 꺼내 주었다. 매트리스를 꺼내며 쌓아놓은 폐휴지 더미들에 걸려 넘어졌고, 동시에 폐휴지 더미들고 쓰러졌다. 마샤는 폐휴지 더미들을 정리했다. 나는 마샤에게 사과하며 함께 폐휴지 더미들을 정리했다. 마샤는 한글을 가르쳐 달라고 하며, 자기의 이름을 그려달라고 했다. 예쁜 글씨를 쓰고 싶다고 하며. 마샤의 아버지는 러시아에서 선생님이었다고 했다. 마샤에게 더 좋은 세상으로 가서 살라고 했다고 말했다. 나는 마샤에게 마샤의 이름을 그려줬다. 마샤가 한글을 썼다. 그러더니 마샤는 폐휴지 더미로 다가가 종이 한 장을 꺼내와 내 앞에 내밀며 그 글씨처럼 써달라고 했다. 나는 그 글자를 보며 새로운 창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울타리를 치지 않고 창을 만든 마샤의 눈썰미가 아름다웠다. 라는 내용이다. 마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인기있는 폰트를 만드는 것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나의 이야기이다. 정연과 달리 나는 폰트 만드는데 있어서 패배의식에 빠져 있다. 그러던 찰나에 마샤를 만나게 되고, 매트리스를 가지러 가서 마샤에게 한글을 그려주고, 그녀가 내미는 폐휴지 종이 한 장을 보며 글자에 대한 새로운 창을 발견한 느낌을 갖게 되는 나의 이야기이다. 아마 내가 생각할 때 이 소설의 마지막 이후의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나는 좋은 폰트를 만드는데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샤가 영감을 주었으니까. 한글을 그리면서 공부를 하는 마샤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리고 그런 마샤를 통해 새로운 창을 발견한 나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 돈을 벌러 온 외국인 친구들과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생각을 들으며, 내가 가진 창이 아닌 새로은 창을 발견한 듯한 느낌을 가졌던 때가 문득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