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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김성진, 다이어트클럽 : 2007년 제8회 중앙신인문학상 수상작2025-05-12 16:21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이번엔 내가 도망자다. 같이 도망치던 달봉이 형이 보이지 않는다. 시야에 붉게 충혈된 교회의 십자가가 들어온다. 그곳에서 잠시 쉬었다 다시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주머니 속 핸드폰이 울린다. A이다. “철수”.

나는 집결지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내일은 시대 본사 앞에서 모인다고 A가 말했다. 클럽의 규칙 중 하나는 서로 간의 의사소통 금지다. 매일 밤 서로가 서로를 쫓고 쫓기는 입장이 되어 뛰어다니기만 할 뿐이었다.

나와 달봉이 형은 집이 같았다. 달봉이 형은 내가 세들어 살고 있던 주인집 아들이었다. 달봉이 형은 나보다 4살 많았다. 대학 졸업 후에도 취직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전봇대에 붙은 과외 전단지들 사이에 다이어트 클럽전단지가 바람에 휘청거리고 있었다. 다이어트는 당신을 성공으로 인도한다.’는 글귀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집결지에 모여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들을 각자 발표했다. 그리고 서로의 따귀를 때리고 쫓고 쫓겼다. 달봉이 형은 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오늘 시뮬레이션은 희롱이라고 A가 말했다. 여자들의 엉덩이를 남자들이 쓰다듬고 쫓고 쫓기는 일이었다. 여자들은 항의했지만, 결국 승복했다. 오늘까지만 하고 탈퇴하겠다고 하는 단서를 달고.

나는 의 엉덩이를, 달봉이 형은 의 엉덩이를 만지고 우리는 또 쫓고 쫓겼다. 여자들은 악에 받쳐 쫓아왔고, 나와 달봉이 형은 틈 사이로 숨었다가 집에 가려고 나왔는데 결국 다시 여자들의 눈에 띄어 온 힘을 다해 도망가는 수 밖에 없었다. 여자들의 악다구니 소리에 순경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소리쳤다. 결국 우리는 붙잡혔고 여자들이 퍼붓는 따귀 세례와 발길질에 정신을 놓았다. 달봉이 형은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뛰어가고 있었다.

퇴원 수속을 밟고 나서 달봉이 형이 입원해 있는 병실에 들렀다. 온몸을 붕대로 감싼 달봉이 형은 침대 머리맡의 로즈마리 화분을 가리키며 선영 씨가 주고 갔다고 하며 좋아했다. 이니셜 였다.

주인아저씨가 보증금이 들어있는 흰 봉투를 건넸고 나는 아무 말 없이 봉투를 받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영진수산에 들러 도미회와 소주 두 병을 마셨다. 나는 아슬아슬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를 친 후 뛰어갔고, 나는 누군가에게 밀려 바닥에 쓰러졌다. 어쩌면 그 누군가A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내가 쫓는 자다.

 

라는 내용이다.

 

쫓기는 자에서 쫓는 자가 된 나의 이야기이다. 전단지의 다이어트 클럽 광고를 보고 가입해서 쫓고 쫓기다가 결국 여자들의 엉덩이를 만진 댓가로 쫓기다가 잡혀서 따귀 세례와 발길질을 당한 후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하는 이야기. 나는 결국 주인아저씨에게 보증금을 받게 되고, 도미회에 소주를 마시고 나와 걷다가 누군가에게 밀려 바닥에 쓰러졌는데, 그 누군가가 A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이번에는 쫓는 자라는 생각이 기분이 좋아진 나의 이야기.

다이어트 클럽이라는 제목으로 쓰여진 이 소설 속에서 만난 작가의 상상력이 너무 재밌었다. 1만원만 지참하고 참여하면 되지만, A가 주는 그날의 키워드는 참 자극적이다. 결국 다이어트 클럽은 해산하게 되었을 것이다.

흔한 다이어트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 작가가 소설에서 던져주는 기발한 상상력을 만나게 돼서 재밌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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