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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김이설, 열세 살 : 2006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2025-05-13 13:31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나는 담요 아저씨와 식판에 담긴 밥을 먹었다. 엄마는 12시가 되면 돌아올 거라고 하며 나를 시계탑 앞에 세웠다. 새벽이 되면 엄마는 사라졌고, 내 주머니에는 늘 천 원짜리 두 장이 들어 있었다. 점심 값이었다. 엄마는 나에게 절대 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했지만 나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엄마가 돌아오지 않았던 그날, 쓰러진 나를 안은 건 흰 얼굴이었다.

흰 얼굴은 내가 말을 하자 말할 줄 아냐고 하며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그 뒤로 나는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흰 얼굴은 늘 쪽방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그리고 수건을 적셔 내 아랫도리를 닦아 준 다음에 나를 안았다. 그리고 흰 얼굴은 나에게 오천 원을 주었다. 흰 얼굴에게 나는 나의 이야기를 했다. 나는 흰 얼굴 외에도 다른 삼촌들과도 돈을 받은 후 밤을 함께 보냈다.

나는 엄마에게 할 말이 있었지만 하지 못했다. 나는 엄마의 뒤를 쫓았다. 엄마는 지하철 역의 추ㄹ구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다. 나는 아이를 가진 상태였고 엄마에게 그 사실을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면 안된다는 걸 잘 알게 되었다.

나는 흰 얼굴에게 같이 살자고 했지만, 흰 얼굴은 나를 여성의 집으로 데려갔다. 원할 때 가라고 하며.

엄마는 어김없이 12시에 시계탑 앞으로 왔다. 엄마는 나에게 약간 쉰 듯한 찰떡을 내밀었지만 나는 먹지 않았고, 엄마가 대신 먹었다.

나는 여성의 집에서 아이를 낳을 준비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잡지를 읽고 있던 나는 그곳에 적힌 나의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흰 얼굴의 사진과 이름이 실려 있었다.

봄이 되어 나는 아기를 낳았고 아가를 보낸 후 나는 그곳을 나왔지만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엄마는 일 년 전처럼 그 자리에 엎드려 있었다.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아가씨가 동전 두 개를 넣고 총총 사라졌다. 나는 저 아가씨도 아가를 낳으러 가는가 보다 생각하며 질끈 눈을 감았다.

 

라는 내용이다.

 

가슴아픈 소설이었다. 열세 살의 내가 여자가 되자 마자 남자들과 관계를 맺고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되어 버린 이야기. 하지만 나는 여성의 집에서 아이를 낳고 아이를 떠나 보내고, 다시 갈 곳 없는 상태로 그곳을 나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방황하는 이야기였다.

주인공 나의 엄마는 구걸을 하며 살아가고, 내가 여성의 집으로 가기 전 엄마에게 가진 모든 돈을 털어넣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흰얼굴은 나를 만날 때마다 오천 원을 주었지만, 결국 나의 이야기는 잡지에 실렸고, 그 아래에는 흰얼굴의 사진과 이름이 실려 있었다는 부분에서도 가슴이 아팠다.

나 역시 누군가의 이야기를 그렇게 왜곡해서 이용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세 살의 나는 다시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가진 것도 없고 갈 곳도 없지만 어떻게든 또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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