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 : 장희원, 2019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줄거리를 살펴보면, 이혼 후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정기가 와서 자신의 차를 폐차시켜달라고 했다. 정호가 폐차장에 가기 위해 운전을 하고 정기는 차에 타서 트렁크 안에 고라니가 있다고 말했다. 잠시 차를 세운 틈에 정기는 배추를 사왔다. 폐차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정호는 정기에게 자신이 우선 폐차할 차의 고물 값을 줄 테니 일단 갖고 가라고 했으나, 정기는 고개를 저으며 기다리겠다고 했다. 폐차를 위해 정호는 트렁크에서 고라니를 꺼내려고 했으나 고라니는 아직 살아있었고, 정기는 고라니가 죽을 때까지 기다리자고 했다. 정기는 옛날에 엄마가 정기와 정호를 버려두고 갔던 일을 끄집어냈다. 하얀 트럭이 들어오더니 발이 불편한 남자가 아이와 함께 철근을 훔쳐 옮기고, 정호와 정기는 남자를 조용히 지켜보았다. 트렁크 쪽에서 둔탁한 소리가 들렸고, 정호는 반장이 오기 전 폐차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압축기 너머로 개 한 마리가 보였다. 라는 내용이다. 정기의 차를 폐차시키기 위한 과정을 통해 삶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한 편의 소설을 재밌게 읽었다. 작가가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 좋았다. 정기가 차에 치인 고라니를 정호를 위해 트렁크에 넣어 온 것과 유년 시절 엄마가 자신을 버려두고 갔던 일에 대한 회고, 폐차장에서 발이 불편한 남자가 아이와 함께 철근을 가져가는 장면 등을 읽으며, 장면이 세세하게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정호를 위한 고라니도, 아이를 키우기 위한 생존 수단으로서의 고철 도둑질도, 정호를 위해 정기가 사 온 배추도 모두 다 인간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들이었고, 그 도구들을 잘 배합해서 탄생한 한 편의 소설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