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부터 연다. 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해서다. 비릿한 동물 내장 썩는 냄새가 풍겨온다. 엄마가 창고 문을 열어놓은 모양이다. 엄마는 열린 닭 가슴살 사이로 고무장갑 낀 손을 넣어 닭의 간과 콩팥과 위장을 남김없이 긁어낸다. 닭대가리를 끊고, 배를 갈라서 내장을 긁어내 납품 해주면 마리당 70원을 받는다. 죽어 가는 동물의 울음 소리 같은 신호음이 들려온다. 아버지의 신호음이다. 엄마는 다 끝나고 나서 부침개를 해 줄테니 들어가 누워 있으라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는 중풍에 걸리고 나서부터 고집이 더 세졌다. 아버지의 신호음이 더 거치게 들려오지만 엄마는 들은 척도 않고 더 빠른 손놀림으로 닭모가지를 자르고 가슴을 가른 뒤 내장을 긁어낸다. 엄마의 코에서 코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나는 방에서 솜뭉치를 가져와 엄마의 코를 틀어막는다. 아버지의 병원 치료비로 꽤 많은 빚이 생겼고, 엄마는 그 빚을 갚아야 한다며 무리해서 일을 하고 있다. 엄마가 수화기를 귀에 대고 소리를 지르고 있다. 차를 보내주지 않아서 닭이 썩고 있다고 하며 빨리 보내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다. 엄마는 닭이 상할까봐 물을 뿌리고 있다. 나는 엄마에게서 호스를 빼앗아 대신 물을 뿌린다. 엄마는 부엌으로 가서 부침개를 만든다. 5시간 정도 엄마와 번갈아 물을 뿌리자 차가 도착했다. 리어카에 닭들을 담아 냉동차로 실어나르는 일을 끝내자 저녁 8시였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예외없이 들큰한 비린내가 풍겨왔다. 아버지가 어둠이 뿌옇게 내려앉은 방에 비틀린 자세로 누워 있다. 나는 창고로 가서 엄마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같다고 말한다. 아버지 몸에서 났던 짬밥 냄새가 코 끝에 맴돌고 있는 느낌이 든다. 라는 내용이다. 닭을 손질해서 납품하고 마리당 70원을 받는 일을 하는 엄마와 나는, 중풍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하며 살고 있다. 중풍에 걸린 아버지는 처음에 병원에 갔을 때 치료를 받아서 병이 낫고 싶어서 비싼 치료를 의사에게 요구하고, 그 결과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고 치료를 포기하고 퇴원을 하게 된다. 엄마와 나는 빚을 감당하고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닭을 손질해서 납품하는 일을 하고, 엄마는 무리해서 일을 하다가 코피를 쏟는다. 어느 날 아버지는 더 이상 숨을 쉬지 않고 ‘온기가 사라진 썩은 나무’처럼 숨을 거둔다. 나는 방으로 들어가며 아버지의 몸에서 났던 짬밥 냄새가 내 코 끝에 맴돌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는 내용의 소설이다. 가족의 간병이라는 내용과 닭을 손질해서 납품하는 이야기가 함께 담겨져 있는 이 소설을 읽으며 소설의 결말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것을 읽으며, 나와 엄마도 이젠 조금 편해질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마 빚을 갚기 위해 엄마와 나는 어쩌면 앞으로도 오랜 시간동안 닭을 손질해서 납품하며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없는 빈자리를 간간이 느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