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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기노, 오프라인 : 2005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5-1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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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살펴 보면, 

 

문 밖에서 미닫이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계집에의 집에서 나는 소리가 분명하다. 그러나 계집애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오늘은 배불뚝이 사내가 일찍 외출을 한 모양이다.

나는 수진이와 함께 인터넷 헝겊인형 전문 쇼핑몰 [우렁각시]를 운영하며 생계유지를 하고 있다.

달 따는 소년을 주문한 고객은 단추눈이 어딘지 바보스러워 보인다고 했다. 거금 육만 오천 원이 아깝지 않을 만큼 멋지게 만들어 달라고 했다. 오빠한테 백일기념으로 건네줄 선물이라고 하며.

계집애가 내 방에 방문했다. 계집애는 바퀴벌레를 손바닥으로 순식간에 내려쳐 잡는다. 언제나 술에 절어 있는 배불뚝이 사내는 자신의 외동딸인 계집애를 걸핏하면 구타한다. 처음에는 말렸으나 이제 나는 계집애의 집에서 소란이 일어날 때마다 라디오의 볼륨을 높이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계집애는 나를 몇 번씩이나 귀찮게 만들며 얻어간 헝겊조각과 펠릿들로 보미라는 인형을 직접 만들었다.

내 방은 두더지굴 맨 끝에 자리 잡은 세 번째 방이다. 거저에 가까운 방세를 지불하고 나는 두더지굴에 들어왔다.

계집애는 맹인악사의 집을 드나들면서 쌀과 연탄을 훔쳤다. 맹인악사는 알고 있다고 했다.

수진이는 나에게 며칠 부산에 다녀오자고 했다. 인형작가의 전시회에 다녀오자는 것이었다. 나는 마지못해 수진이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계집애는 바지를 벗더니 보미의 사진을 찍어서 [우렁각시]에 올려달라고 졸랐다. 수진이는 사진을 찍은 후 계집애의 사진을 삭제했다.

생각보다 달 연작 시리즈의 반응은 좋았다. [우렁각시]를 찾는 방문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가입을 요청하는 회원이 늘어났다.

계집애는 하늘이 터졌다고 하며 나더러 나와보라고 했다. 바퀴벌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루로 나간 나는 엄청난 눈송이들이 쏟아져 내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계집애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보미는 몰라 볼 정도로 생김새가 달라져 있었다. 금발머리는 짧게 깎여져 있고, 드레스도 보이지 않았다. 보미는 엉성하게 만들어진 체크무늬 윗도리와 감색 바지를 아무렇게나 걸치고 있다. 왜 그랬느냐는 나의 물음에 계집애는 이 인형은 보미가 아니라 아빠라고 했다.

보영이의 아버지가 죽었다는 것을 맹인악사로부터 전해들었다. 계집애는 보육원으로 가게 될 것이다.

나는 계집애의 아빠 인형을 사진찍어서 [우렁각시]에 올렸다. 제목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아빠였다.

 

라는 내용이다.

 

계집애의 인형이 보미에서 우리 아빠로 변해가는 것과, 늘 구타를 일삼던 배불뚝이 사내가 죽어서 계집애가 보육원으로 가게 된 일, 그래서 마지막으로 계집애의 아빠 인형을 사진찍어주는 일 등이 마음에 남았다.

영악한 계집애는 맹인악사의 집에서 연탄과 쌀을 훔치기도 하고, 나에게서 헝겊들을 얻어가서 보미를 만들기도 하고, 내 방에서 돌아다니는 바퀴벌레를 손으로 때려잡기도 한다.

오직 인형을 만드는 일에만 몰두하는 나와 계집애는 참 다르다.

나는 마지막 선물로 계집애의 아빠 인형을 사진찍어서 [우렁각시]에 올려주기로 한다.

계집애의 캐릭터가 독특하고 재밌고 애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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