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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허혜정, 독 : 2004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5-24 16:12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나는 시장 남자에게서 입술 끝에 독이 있다는 아귀를 샀다. 그리고 집에 오면서 구인광고지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는 가게의 전화번호를 메모했다.

집에 와서 남자가 일러준 대로 아귀를 손질하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온다. 손님을 내려주고 오는 길이라고 하며 지금 들르겠다는 전화였다. 남편과 관계를 시도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남편은 이불을 박차고 나간다. 현관문이 쾅 닫힌다.

전화벨이 울린다. 이번에는 주인집 할머니가 장독대 뚜껑을 열어두고 왔는데 비가 온다고 하며 흥분한 목소리였다. 나는 싱크대 위에 뚫린 작은 창문을 열고 담벼락을 타고 주인집 마당으로 내려선다.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뚜껑 없이 비를 맞고 있다. 뚜껑을 찾아서 덮는다.

큰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우리집 문의 손잡이를 잡아 당겨보지만 옆 집 남자의 기척에 문을 잠갔기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는다. 다시 49호 대문으로 향해 조심스럽게 대문을 밀어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담벼락을 넘으려고 하고 있는데 9인용 승합차 한 대가 내 뒤에서 멈춘다. 주인 할머니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린다.

그들이 열어주는 대문으로 다시 들어가서 장독대를 지나서 담벼락을 타고 방으로 들어온다. 몰골이 말이 아니라서 씻으려고 하다가 메모해온 수퍼마켓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한 시간 후에 다시 걸든지 직접 방문하라고 한다. 나는 달력의 빈 여백에 수퍼마켓 전화번호를 적어둔 후 샤워를 한다.

집에 돌아온 아이는 손질하다 만 아귀에 찔려 울더니 아귀 흉내를 내며 논다.

피자와 햄버거를 먹은 아이는 심한 변비에 시달렸다.

아이는 첫 번째 집 두 아이들과 함께 열린 문틈으로 아랫도리를 벌거벗은 옆집 남자를 구경하다가 나에게 야단을 맞는다.

아이는 모래더미 근처에 웅크리고 앉아 모래집을 짓고 있다.

즐비한 식당가를 보면서 나는 내일 저녁에는 아귀찜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라는 내용이다.

 

열쇠 구멍이 잘 맞지 않아서 정확하게 찔러 넣어야 열쇠가 열리는 현관문, 사고가 난 후 스페어 기사로 밀려나면서부터 초조해진 남편, 아랫도리를 벌거벗은 채 혼자 누워 있는 옆집 남자, 시장남자에게서 사 온 아귀, 그리고 옴두꺼비에 대한 이야기이다.

 

알을 낳기 직전의 두꺼비는 뱀에게 먹힘으로써 스스로도 죽고 독을 퍼뜨려 뱀도 죽인다고 한다. 죽어버린 두꺼비 뱃속에서 알은 어미와 뱀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란다. 완전한 소멸과 완벽한 존재가 한자리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니, 신기했었다. 소멸과 존재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두꺼비의 모성이 아니라 어쩌면 때문이라고 생각해본다.’ 라는 문장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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