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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최은미, 울고 간다 : 2008 현대문학 신인상 수상작2025-05-25 16:58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위가 부었다고 의사는 말했다. 영희는 방에 있는 냉장고에 오늘 받은 처방전을 넣는다. 방을 보기로 한 남자가 왔다. 남자는 계약금을 주고 주인집 연락처와 간단한 영수증을 받은 후, 집을 빨리 비워달라고 하며 돌아갔다.

영희의 방에 있는 냉장고는 임모씨의 혼수품이었던 업소용 냉장고이다. 그 냉장고에 임모씨는 모든 것들을 넣었다. 임모씨는 냉장고를 장롱처럼 사용했다.

열쇠집 노인에게 이사간다고 했더니, 청소하는 김 영감한테 담뱃값 좀 쥐어주면 갖고 갈 거라고 했다.

임모씨가 냉장고 옆에 몸져누운 것은 위암 3기말 진단을 받고 나서였다. 영희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희는 임모씨가 죽고 화장을 해서 마트에서 산 은나노 밀폐용기에 임모씨의 유골을 쏟아부어 냉장고에 보관했다.

애인인 철수는 그런 영희를 미쳤다고 했고, 어느 날 고향 선배가 방을 같이 쓰자고 한다고 하며 짐을 챙겨서 집을 나갔다.

이사 전날이 고스란히 지나가고 있었는데 영희는 짐을 싸는 대신 일찍부터 술을 마셨다. 남은 한잔을 비우고 나서 영희는 냉장고의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았다. 윙 하는 진동음이 방 안에 퍼졌다.

영희는 이사하기로 한 남자에게 전화를 해서 진짜 이사할 거냐고 물었다. 앰블런스 경보음이 들려왔다. 열쇠집 노인이 쓰러졌다고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아침 일찍 남자가 왔다. 남자는 점심 지나면 짐이 도착할 거라고 했다. 남자는 제 집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개수대 물을 틀어 손을 씻었다. 영희에게는 이제 더 이상 미룰 기한이 없었다.

남자가 공구를 가지고 욕실로 들어가자 영희는 살금살금 걸어가 냉장고의 전원을 연결한 후 하단 문을 열고 착한 이불이라도 된 것처럼 몸을 접어 그 안으로 구깃구깃 들어간다.

 

라는 내용이다.

 

위암으로 엄마가 죽고 나서 애인이었던 철수마저 떠나보내고 이사를 해야 하는 영희의 이야기이다.

엄마가 장롱으로 쓰던 업소용 냉장고를 물려받아 장롱으로 사용하는 영희의 이야기.

남자가 이사하기로 했는데 영희는 이사할 집도 구하지 않았고, 이사 준비도 하지 않았다.

이삿날 아침 남자가 왔는데, 남자가 욕실로 들어간 틈에 영희는 냉장고 안으로 몸을 접어 들어간다.

김현영 소설가의 소설 <냉장고>가 생각났다. 내용은 다 잊어버렸는데, <냉장고>라는 소재 때문이었나보다.

가끔 냉장고 안으로 사람이 들어가면 어떤 마음이 들까 상상해 본 적이 있었는데, 이 소설의 끝부분에서 이불처럼 몸을 구겨넣어 냉장고 안으로 들어가는 영희를 보며 다시 한 번 상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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