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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도재경, 피에카르스키를 찾아서 : 2018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2-12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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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살펴 보면, 

 

간판도 없는 상점 입구에 난쟁이 동상 하나가 있었다. 나는 상점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팔지 않는 물건이 없다는 장사꾼의 말을 듣고 상점을 나왔다.

나는 호텔방에서 메일을 확인했고, 박 류드밀라 여사가 여든여섯을 일기로 타계했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박 류드밀라 여사는 고려인 아이들을 위해 동화도 집필한 경력이 있는, 한평생 강제이주 역사를 연구해온 재야의 학자였다. 그녀는 나에게 피에카르스키에 대한 소식을 들은 게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피에카르스키가 우주로 로켓을 발사했다고 첫 인터뷰 중 말했다. 2차 대전 당시 우주로켓이 발사됐다는 얘기는 그야말로 금시초문이었다.

박 류드밀라 여사는 매달 한 번씩 카라간다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동생의 묘지를 방문했다.

그랬던 그녀가 낯선 이국 땅에 묻혔고, 고향은 죽어서도 돌아갈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나는 그녀가 피에카르스키에게 보내는 정성스러운 편지글이 적혀 있는 두 권의 공책을 가방에서 꺼내 보았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피에카르스키는 브로츠와프 대학의 유능한 공학도였다고 했다. 우주로켓은 피에카르스키가 지어낸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았다.

마이코프스키는 피에카르스키의 전공이 철학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피에카르스키가 살았다는 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난쟁이 동상 하나가 서 있었던 그 상점이었다.

우리는 상점 주인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난쟁이 동상이 아버지라는 걸 알게 되었다. 상점 주인은 공책을 사고 싶다고 했고, 나는 대신 맡아줄 수 있냐고 부탁했다.

다음 날 나는 마이코프스키와 작별인사를 한 후 체크아웃을 했다. 떠나기 전 상점에 들렀고, 주인은 한 청년이 피에카르스키를 잘 안다고 하며 공책을 사갔다고 했다.

나는 그 청년이 달아난 광장을 향해 달려갔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광장 구석진 곳에서 낡은 모포를 뒤집어쓴 구부정한 부랑자가 이편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의 앞에는 눈에 익은 공책이 반듯하게 놓여 있었다. 미동도 없이 이편을 바라보고 있던 그는 또 하나의 난쟁이 동상이었다.

 

라는 내용이다.


난쟁이 동상이 서 있는 상점과 박 류드밀라 여사가 피에카르스키에게 전달해 달라고 했던 공책, 그리고 그 공책을 사간 청년과, 공책을 앞에 두고 있는 또 하나의 난쟁이 동상.

고려인 실종자 명부를 집필했던 박 류드밀라 여사는 세상을 타계하고, 나는 피에카르스키가 살았던 곳으로 확인되는 상점에 공책을 맡긴다.

논리적으로 해석되지 않는, 피에카르스키가 우주로켓을 발사했다는 이야기에 의구심을 가지며 그의 행적을 찾는 나는 주인에게서 그 답을 듣게 된다.

거짓말보다 더 거짓말 같은 일들이 날마다 당신의 눈앞에서 버젓이 벌어지는데 믿지 못할 까닭도 없진 않았겠지.’ 라는 답을.

공책을 사갔다는 청년을 찾아 광장을 헤맨 나는, 눈에 익은 멍이 든 것처럼 얼룩진 얼굴의 부랑자, 또 하나의 난쟁이 동상을 발견하게 된다. 그 동상 앞의 눈에 익은 공책과 악사의 귀에 익은 연주곡이 들려왔지만 이상하게도 제목이 떠오르지 않았다.’

나에게는 어려웠던 소설이다.

하지만 소설이 내게 전달해주는 느낌만큼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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