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나는 꼽추가 일광욕을 하는 것을 보았다. 건축주 K는 내게 꼽추 미카엘을 소개해주었다. 미카엘은 내게 숯을 담가놓는 물의 종류가 중요하다는 것과 숯과 함께 향이 나는 어떤 나무의 조각을 조금 넣는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어떤 물이어야 하는지 어떤 나무를 넣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K는 미카엘에게 술을 권했고, 미카엘은 돈 받는 일만 한다고 했다. K는 지폐를 건넸고, 미카엘은 지폐를 받을 때마다 술을 마셨다. 미카엘은 자기가 꼽추가 아니라고 하며, 등이 부풀었을 분이라고, 커다란 혹이 안 없어지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미카엘은 노래를 부르고 윗몸일으키기를 하며, 자기는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며 돈을 주면 뭐든 다 하겠다고 하고,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다 했다. 미카엘은 나를 숲 바깥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해서 함께 걸었다. 미카엘은 어제도 못 잤다고 하며, 빛을 쬐면 피곤해져서 좀 나아진다고 했다. 도시에 다녀온다고 나간 여자가 안 들어오고 있어서 잠을 못 잔다고 했다. 여자를 안고 자지 않으면 잠을 못 잔다고 했다. 미카엘은 종종 호수에 빠진 사람들을 건지는데, 알던 사람을 건질 때는 기분이 참 그렇다고 말했다. 여자를 곁에 두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미카엘은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카엘의 집에는 불이 켜져 있었고, 그는 집으로 걸어 들어갔다. 는 내용이다. 소설 앞 부분의 ‘K는 숲에 두 갈래 길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라는 문장과 소설 뒷부분의 ‘대부분 길들이 그런 것처럼 그 두 갈래 길 또한 서로 통하게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라는 문장을 읽으며, 이 두 문장이 이 소설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미카엘을 만난 그 짧았던 여름 저녁에 있었던 일을 회고하는 나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삶이 지루해져서 죽음을 생각하고, 유서를 쓰고, 호수에 빠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미카엘은 잠을 잘 때 필요한 여자를 곁에 두기 위해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꼽추 미카엘은 불면증을 해결하기 위해 숲에서 일광욕을 한다. 미카엘은 또 언젠가 떠날지도 모르는 여자가 돌아와 불이 켜져 있는 집으로 들어가고,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본다. 참 잘 짜여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꼽추 미카엘의 일광욕’이라는 제목과 내용이 독특하고 재밌게 느껴졌다. 하지만 소설을 다 읽고 나서는 재밌다는 느낌 보다는 또 다른 복잡한 느낌이 마음을 파고 들었다. ‘정말 돈이면 다 할 수 있습니까? 라고 누군가에게 묻고 싶습니다.’ 라고 미카엘은 소설 속에서 말한다. 정말 돈이면 다 할 수 있는지, 우리는 한번쯤 이 소설을 읽으며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돈이 너무 많아 삶이 지루해서 죽고 싶은 사람들과, 생존을 위해 많은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우리 세상의 축소판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