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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명학수, 폴이라 불리는 명준 : 2018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2025-03-0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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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살펴 보면, 

 

이진욱은 아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홍단보도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다가 신호가 파란색으로 바뀌기를 미처 기다리지 못하고 차도로 발걸음을 크게 내딛고 말았다.

이진욱은 러시아계 기사가 운전 중이던 택시에 치여 사망했다.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이명준의 할머니는 이진욱의 사망 소식을 듣고 모든 게 자기 때문이라고 가슴을 치다가 원인을 제공한 백인 남자가 있다며 그의 탓으로 돌렸다. 도자기 미니어처를 사간 남자였다. 반드시 그를 만나서 선물을 돌려 받겠다고 생각했다.

할머니는 신문에 실린 조그만 사진을 가리키며 이 사람이 그 남자라고 말했다. 앤디 워홀. 한달이 지난 1987222일 앤디 워홀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 세계로 전해졌다. 그는 담낭 수술을 받았는데 다음 날 페니실린 알레르기를 일으켜 심장마비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일부 신문에서는 그를 마지막으로 간호한 담당 간호조무사의 근무 태만을 질책했고, 한국인임을 지적했다.

할머니는 간호조무사를 찾아 집까지 방문했다. 간호사는 앤디 워홀은 모른다고 했고, 간호한 환자 이름은 밥 로버트라고 했다.

1년 후, 뉴욕에서 앤디 워홀을 추모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열렸고 소년은 할머니와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 거기에는 이진욱이 이명준에게 주려 했던 물건, 도자기 미니어처가 있었다.

할머니는 앤디 워홀의 사망 2주기를 두 달쯤 앞두고 한국으로 돌아가 소년의 큰아버지와 두 해를 더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폴은 고등학교 재학 중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연기의 매력에 빠졌다. 엄마는 일본인 사업가와 재혼해 도쿄로 떠났다. 폴은 대학 때 알고 지내던 중국인 친구의 소개로 소규모의 실험적인 아트 필름을 만드는 그룹을 알게 돼 그들 작업에 가끔 참여했다. 폴과 사라 정은 그런 네트워크를 통해 만났다. 그녀는 주로 저예산 CF나 단편영화만 만들던 감독이었고, 자신의 첫 장편영화에 출연할 연기자로 폴을 선택했다.

사라는 폴을 명준이라고 볼렸고, 자신의 한국 이름이 은하라고 말했다. 사라는 자신의 모든 물건을 폴의 집으로 옮겼고, 폴은 사라를 위해 꽤 많은 짐을 내다 버렸다.

사라는 한국에서 장편영화 감독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고 계약서에 사인하기 위해 한국으로 EJskTek. 사라는 폴에게 처음으로 한국어를 사용하며 한국으로 와 달라고 했으나, 폴은 거절했다. 사라는 부모님이 한국으로 와서 함께 지낼 예정이라고 하며 몇 가지의 짐을 보내달라고 했다.

명준은 천천히 잊혀졌다. 폴은 명준을 잊었다. 중년의 대머리가 돼 가는 아시아인이 되어가던 어느 날 폴은 앤디 워홀을 연기할 배우를 뽑는 공개 오디션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했다. 폴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분장을 지우지 않았고, 앤디 워홀로 살았다.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동양인 여자가 그를 향해 다가와 이명준 맞냐고 물었다. 폴은 자신의 이름은 앤디 워홀이라고 답하고 늘 가던 길을 따라 걸음을 재촉했다.

 

라는 내용이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미국에 사는 한국인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Paul Lee, 한국 이름은 이명준인 주인공 폴은 크리스마스 선물 때문에 아버지를 사고로 잃고, 엄마는 재혼해서 일본으로 가고, 혼자 뉴욕에 남아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로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사라가 한국으로 와 달라고 부탁했을 때에도 폴은 단호하게 거절했고, 아버지를 잃었을 때 큰아버지를 따라서 한국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받았을 때에도 단호하게 거절했다.

폴은 뉴욕을 떠나서 살 수 없는, 연기를 떠나서 살 수 없는 배우로서 소설에서 내내 존재한다.

미국이라는 배경으로 다양한 인종들이 살아가는 모습 중 한국인이 살아가는 모습의 한 장면을 소설 속에 담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고, 폴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앤디 워홀을 연기하며 연극을 하지 않을 때에도 앤디 워홀로 살아가는 폴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배우라는 게 어떤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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