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건물주인은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야간작업을 요구했다. 아귀는 이미 1층까지 스멀거리며 올라온 상태였다. K는 유서로 추정되는 편지봉투를 발견했다. K가 장판을 뜯어내는 동안 나는 가전제품을 수거했다. 아응 벽지와 장판을 뜯어낸 자리 위에 세정제를 펴 바르고 고온 스팀 청소기로 닦아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본사에서는 달 이주 계획 문서 복원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시간마다 속보로 내보냈다. 나는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눈썹을 제외한 온몸의 털을 밀었다. 사무실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만삭의 여자 유족 한 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K에게 받아온 유품 봉투를 건넸다. 닐 암스트롱의 발자국은 인류의 진보를 의미한다는 아나운서의 음성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다음 날 사장은 나와 K를 경기도 안산의 공단지역으로 보냈다. 욕조에서 발견된 시체였다. 나는 경찰이 건져내지 못한 단백질 덩어리와, 물 위에 떠 있던 지방, 한때 인체의 일부를 구성했던 물질들을 뜰채와 맨손으로 건져냈다. K는 결혼하기로 했다고 하며 그래서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가 회사를 그만둔 뒤로 나는 잠시 사무만 보았다. 폐차장에서 수거한 유품들을 택배 상자에 포장해 고인의 집주소를 쓰고 택배를 보내기 위해 우체국에 갔다. 깨지지 않는 물건이냐고 묻자 나는 다음에 다시 보내겠다고 하며 상자를 가지고 우체국을 나왔다. 라는 내용이다. 이 소설은 고독사한 사람들의 집을 특수청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달 이야기가 함께 섞여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나는 소설의 맨 끝에서 프린트가 붙여진 벽 앞에 서서 올리비아 벤슨과 파이어니어 0호를 찾아내고, 문서 가장 앞쪽에 붙여놓는다. 내가 K와 함께 치운 방의 고인이 된 주인들은 전부 달로 갔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K는 말했고, 스톤헨지에서 자살한 사람들도 모두 다 달로 갔을 거라고 생각한다. <달로 간 파이어니어>라는 제목은 고인이 되어 달로 간 모든 사람들을 통칭하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악취나는 방을 특수청소하는 사람들이 이야기가 색다르고 재밌었고, 그 힘든 일들을 하며 나누는 나와 K의 달과 죽음에 대한 대화가 독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