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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조수경, 젤리피시 : 2013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2025-03-0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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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살펴 보면, 

 

나는 휠체어를 밀고 카운터 안으로 들어간다. 삼 개월 할부로 몸값을 치르고, 남자는 토막 난 연인을 끌어안은 채 가게 밖으로 사라졌다.

오후 두 시, 노인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노인의 손에는 쟁반이 들려 있었다. 갈치조림이었다. 나는 갈치 살을 발라내어 밥을 먹었다.

나는 방 한쪽에 쌓아 놓은 상자더미 쪽으로 기어가서 상자더미 옆에 있는 나무 받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몸집이 큰 그가 보였다.

나는 튜브 걸과 함께 가게 안을 빙글빙글 돌며 춤을 췄다. P 공업사 사장 최 씨가 가게에 찾아왔다. 최 씨가 나를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왔고, 내가 들이민 기구로 최 씨는 볼 일을 봤다.

노인이 저녁상을 봐 왔다. 갈치찌개였다. 노인이 등 뒤에서 나를 끌어 안았다. 노인은 내 등 뒤에 바싹 붙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노인은 방문을 닫고 가게 밖으로 나갔고, 나는 기구를 소독하듯 내 몸 구석구석을 닦아냈다.

나는 노인이 얹어 준 두부를 천천히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노인이 나를 안으려는데, 식당에 밥을 먹으러 왔던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올려다 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방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그리고 바닥에 늘어놓은 상품들을 하나 하나 포장에 상자에 넣었고, 그도 나를 따라서 상품들을 하나 하나 포장했다.

그가 치마를 거칠게 잡아 끌었으나, 나는 일 끝내고 밤에 다시 와 달라고 했다. 그는 방에서 나갔다.

나는 그가 올 시간에 맞춰 화장품을 발랐다. 그는 오지 않고 노인이 왔다. 나는 손님이 올 거라고 말했고, 노인은 내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다 출입문 밖으로 나갔다. 아홉 시가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그는 오지 않았다. 창밖으로 그의 커다란 몽뚱이와 하얀 다리가 보였다. 하얀 다리는 그의 다리가 아니었다. 하얀 다리가 그의 허리를 감쌌다.

나는 가상의 내가 창조해 낸 여자 옆에 나란히 누웠다. 여자는 주문을 외우고 내 다리를 쓰다듬는다. 가늘고 휘어진 두 다리가 조금씩 부풀어 오르며 감각이 되살아난다. 나는 태양과 바다가 맞닿은 곳을 향해 해파리들과 함께 헤엄친다.

 

라는 내용이다.

 

자위용품을 판매하는 가게에서, 휠체어 생활을 해야 하고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닌 나는 날마다 손님을 맞고 상품을 팔며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그리고 나의 식사를 돌봐주는 노인이 있다. 나는 그를 좋아하지만, 그와 함께 낮에 관계를 가질 수가 없었다. 나의 신체적인 약점 때문이었다. 나는 밤에 다시 와 달라고 하고 그를 기다렸으나, 그는 결국 오지 않았고, 창밖을 통해 그의 모습을 확인했을 때,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고 있었다.

나는 내가 창조해 낸 여자 옆에 나란히 누웠고, 여자는 내 다리를 쓰다듬었으며, 가늘고 휘어진 내 두 다리는 조금씩 부풀어 오르며 감각이 되살아난다. 나는 해파리들과 함께 헤엄을 친다.

라는 내용의 소설이다.

자위도구를 판매하는 가게가 배경인 이 소설은 나에게는 낯설고 독특하게 느껴졌다.

남자들은 내가 바라보기를 원하면서 그들의 욕구를 해소하고 값을 치루고 가게를 나간다.

정작 나의 욕구는 해소되지 않고, 나는 가상의 여자와 함께 상상 속에서 나의 욕구를 해소한다.

전반적으로 밝지는 않은 소설이었다. 다 읽고 나서 뭔가가 마음 속에 가라앉은 듯한 느낌이었다.

결핍과 해소되지 않은 욕구라는 키워드로 이 소설을 이해했다.

주인공 나의 신체적 결핍과 해소되지 않은 욕구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고, 결핍된 존재이며, 해소되지 않은 욕구를 발산시키는 방법을 찾아가며, 가상의 수단으로 그 욕구를 해소하며 그렇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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