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재이는 걸었고 나는 재이를 앞질러 뛰었다. 하얀색 포터 트럭 한 대가 보였다. 앞바퀴가 하나 없었다. 나와 재이는 적재 칸 위로 올라왔다. 재이는 동네에 있는 작은 카센터에서 정비공으로 일했다. 나는 사장과 재이를 둘 다 만나고 있다. 재이는 카센터에서 바퀴를 훔쳐왔다. 우리는 흰색 트럭 앞으로 가서 타이어를 들어 휠에 끼워 넣었다. 사장이 계속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사장에게서 전화가 다시 왔고, 전화를 받자 사장은 둘이 같이 서울로 가자고 했다. 나는 사장을 행복하게 하는 건 내가 아니라 시나리오 속의 정아라고 말했다. 재이와 나는 트럭에서 나와 산책로로 걸음을 옮겼다. 바퀴는 어쩔 거냐고 내가 묻자 재이는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다시 트럭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라는 이야기이다. 시나리오 속에서 정아라는 인물을 만들어내고 그 결말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고심하던 사장은 나에게 둘이 함께 서울로 가자고 한다. 하지만 사장의 시나리오가 성공할 확률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앞바퀴가 하나 없는 흰색 포터 트럭 한 대를 발견하고, 정비공으로 일하는 재이가 카센터에서 바퀴를 하나 훔쳐와서 휠에 끼워 넣고, 다시 그 바퀴를 빼서 카센터에 가져다 두기 위해 트럭을 향해 달려가는 재이의 뒷모습을 나는 바라보며, ‘내일은 저들에게 너무 벅찬 날이고, 영원히 오늘 속에 있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속에서 사장도 재이도, 나도 불완전한 존재이다. 나는 재이와 사장을 만나며 둘 다를 관찰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도 불완전한 존재이고, 그렇기 때문에 내일은 너무 벅찬 날이라 오늘 속에 있고 싶어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