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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윤치규, 제주, 애도 : 2021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2025-03-20 10:08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차장은 나에게 상주 역할을 맡아달라고 했고 나는 싫다고 했다. 승합차 한 대가 다가왔다. 그들은 해변에 짐을 내려놓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래사장 위에 멍석이 깔리고 천막이 세워졌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여자가 승합차로 돌아가 심방을 모셔왔다.

나는 양 차장을 설득하기 위해서 제주도로 내려왔다. 본부장은 새로 설립된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의 총괄 책임자로 양 차장을 추천했다.

양 차장은 제주도에서 고향을 잃은 사람에게 다시 고향을 돌려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판이 시작되었다. 심방이 내 앞에 우뚝 섰다. 그리고 댓가지를 꺾어 만든 기다란 회초리 묶음을 손에 쥐고 그걸로 내 등을 내리쳤다. 나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모두 조용히 흐느끼고 있었다.

나는 지점장이 지시했던 대출을 승인하지 못했고, 결국 불가 판정이 내려졌는데, 그때 지점으로 찾아왔던 그 행색이 초라했던 고객에게 청귤차 한 잔도 대접하지 못했던 게 마음에 걸렸다.

양 차장은 두 손을 맞잡고 기도하듯 무언가를 빌었고, 나는 고맙수다 라고 말하며 심방에게 절을 했다. 내가 진짜 상주가 된 것 같았다.

 

라는 내용이다.

 

굿에 대한 이야기이다. 제주에서 무당이 바다에 빠져 죽은 넋을 건져 올리기 위한 굿을 하고, 나는 상주가 되어 매를 맞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나는 매를 맞으며, 대출 불가 판정을 내렸던 고객에게 차 한잔도 대접하지 못했던 나의 각박함에 대해 반성하게 된다. 수치로만 말하는 은행원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은 대출받지 못하고, 대출이 필요 없는 사람들이 기존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추가 대출을 떠안는 현실에 대해 소설에서 말하고 있는 부분이 유독 마음에 와 닿았다.

굿에 대한 묘사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내가 직접 상주가 되어 굿판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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