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브이로그 ‘종이집’을 오픈하고 육 개월 만에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집’을 하루에 한 채씩 납품하는 조건으로 이십만 원을 주겠다는 주문이 들어왔다. 나는 승리 부동산에서 사무보조로 일하며 쪽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승리 부동산에서 일하며 손님이 없는 시간에 나는 종이집을 접었다. 목수였던 아버지를 따라 수인은 전국의 건축 현장을 떠돌아다니며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살았다. 아버지는 수시로 수인을 호출했고,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놀라고 했다. 어디냐는 아버지의 전화가 왔다. 나는 컨테이너 박스 안이라고 답했다. 사장은 수인에게 이름이 필요하다고 하며 이름값이 꽤 붙을 거라고 설득했고, 수인은 여러번 거절했다. 그래도 사장은 천천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했다. 수인은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컨테이너’를 접었다. 그리고, 수인은 주문자가 지정한 G 클라우드에 힐링이라는 제목으로 동영상과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주문자에게 성수역에 있는 로커에 종이집을 넣어놓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허공에 매달린 종이집이 한순간 요동쳤다. 형광등이 깜빡거렸고 컨테이너까지 들썩거렸다. 수인은 종이집을 빨리 갖다 놓고 오려고 서둘러 외출 준비를 했다. 컨테이너가 쿵 소리를 내며 옆으로 쓰러졌고 수인도 나자빠졌다. 바닥에 쌓여 있던 종이집이 무너져 내렸다. 무너진 종이집이 바닥부터 젖어 주저앉았다. 수인은 보기만해도 힐링이 되는 집을 가슴에 안고 천천히 종이집 속으로 들어갔다. 라는 내용이다. 보기만해도 힐링이 되는 집,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컨테이너’를 납품하러 가기 위해 나는 서둘러 외출준비를 하지만 컨테이너 박스가 옆으로 쓰러지며 무너져 내린다. 나는 ‘보기만해도 힐링이 되는 집’을 가슴에 안고 천천히 종이집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수인의 도움이 필요한 아버지의 이야기, 아버지의 계속되는 전화들, 이름을 빌려달라는 끈질긴 사장의 제안, 수인을 둘러싸고 있는 이런 모든 것들이 힐링이 되지 않는 상황인데, 수인은 힐링이라는 단어의 뜻을 검색해서 보기만해도 힐링이 되는 집을 완성하고 납품하러 갈 준비를 마친다. 종이집이라는 제재 자체가 독특했고, 종이집을 접어서 납품해서 월세를 버는 수인의 이야기와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았던 때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인 주인공 수인이 승리 부동산에서 사무보조로 일한다는 설정도 좋았던 것 같다. 꿈의 집인 종이집이 폭우로 인해 다 젖어가고, 수인의 꿈도 젖어가는데, 수인은 끝까지 종이집을 가슴에 안고 그 안으로 들어간다는 마지막 소설의 장면이 어둡지만은 않아서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