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나는 삼촌의 식당에서 몇 달 동안 카운터로 일을 했다. 그때 배달원이자 숙모의 일을 거들어주고 있던 용수 씨를 만났다. 그해 설 연휴 직후 아버지는 내게 고향에 내려와 삼촌네 가게 일을 잠시 도와달라고 했다. 일을 배워 부모님 가게를 물려받으라는 뜻 같았다. 숙모는 나에게 포스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삼촌은 W시는 달용이들이 축복받은 도시라고 말했다. 배달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일하기 좋은 도시라고. 눈도 비도 많이 오지 않고, 오더라도 꼭 아침이나 밤에만 온다고. 나에게 까칠하게 굴었던 용수 씨는 언제부턴가 나의 자잘한 배려 덕택인지 나에게 형이라고 부르며 잘 대해주었다. 용수 씨가 배달을 하면서 실적을 위해 자잘한 꼼수를 부리는 것을 나는 지켜보았다. 그리고 배달원이 짬뽕 국물을 현관에 다 쏟아서 운동화들까지 싹 젖었다는 손님의 항의전화를 받고, 용수 씨가 손님에게 세탁비를 배상해 준 일이 있고 나서 보름쯤 지나 나는 서류전형에 합격해서 삼촌네 가게를 그만뒀다. 두 번의 면접 마저 합격하고 서울로 다시 올라왔는데, 모든 게 좋아질 것만 같았던 그런 느낌과 달리 내용물은 그대로이고 포장만 바뀐 듯한 느낌이 들어 씁쓸하던 찰나에 용수 씨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횡단보도를 반 정도 건넜을 즈음 앞쪽에 서 있는 오토바이들 가운데서 용수 씨를 발견했고 나는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다. 라는 내용이다. 취직이 되지 않아 고향에 내려가 삼촌네 가게에서 카운터로 몇 달 동안 일을 하다가 취직이 되어 서울로 올라갔으나, 내용물은 바뀌지 않고 포장만 바뀐 듯한 느낌이 들어 씁쓸해하던 내가 우연히 길에서 용수 씨의 오토바이를 보게 되지만, 나는 모른 척 고개를 돌리고 만다는 이야기 속에 삼촌네 가게에서 일하면서 용수 씨가 나에게 처음에는 거칠게 대하지만, 나중에는 잘 지내게 되는 이야기가 들어 있다. 용수 씨와 나는 카운터와 배달원의 관계를 지속하다가 내가 취직이 되면서 서울로 떠나게 되어 헤어지게 된다. 소설 속에서 용수 씨와 나의 관계가 그다지 특별할 것은 없어 보인다. 단순한 직장 동료 이상의 관계로는 보이지 않는다. 좀 더 독특한 설정을 통해 특별한 관계로 풀어냈다면 이야기가 조금 더 재밌어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