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환은 선우에게 중국 베스트셀러를 읽어줬다. 천위메이라는 중국 소설가의 <요술 궁전>이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선우는 전맹이었다. 환은 선우의 배에 새로 산 붕대를 감았다. 자살을 기도했던 선우는 배에 칼을 찔렀다. 선우는 현재 인터넷, 케이블방송 가입을 유도하는 텔레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선우는 다이어리를 쓰듯 스마트폰의 음성 메모 기능을 많이 이용했다. 현재 선우는 환이 말기 녹내장 판정을 받은 이후로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 선우는 후천적 시각장애인이었고 고등학교 때까지는 수영 선수를 했었다. 대학원에 입학하고 수업에 늦어 택시를 탔다가 트럭과 접촉사고가 나는 바람에 안와골절로 망막이 크게 손상되었고 그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환과 선우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지만, 선우는 녹내장 말기 환자의 좋은 보호자가 될 수 없고, 환도 우울증 환자의 좋은 환자가 될 수 없었다. 그래서 환은 선우가 죽는 게 더 나았을까 생각한다. 사실 선우는 운이 나빠서 산 게 아닐까 하는. 선우와 환은 동네 산책을 했다. 가을의 소리를 들으며. 서로의 고민과 결정을 서로에게 털어놓지 않으면서. 라는 내용이다. 대학원에 입학하고 교통사고가 나서 안와골절로 망막이 손상되어 앞을 보지 못하는 전맹 상태에 빠졌던 선우와 말기 녹내장 판정을 받은 환은 현재 상황은 힘들지만 앞으로는 잘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믿음은 소설의 결말에서 흔들리게 된다. ‘선우가 녹내장 말기 환자의 좋은 보호자가 될 수 없듯, 환도 우울증 환자의 좋은 보호자가 될 수 없었’기 떄문일까?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선우와 환은 동네 산책을 하지만, 서로의 고민과 결정을 서로에게 털어놓지 않는다. 그러면서 ‘둘은 오랜만에 솔직했다.’고 하며 작가는 소설을 마무리했다. 선우가 죽는 거 더 나았을까 환은 생각하게 되고, 선우가 운이 나빠서 살아남게 된 거라고 환은 생각하는 부분에서, 그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가슴이 아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