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해수와 함께 나는 문을 연 지 삼심 년이 넘은 기름집에 가자고 약속을 했다. 나는 관절이 굳고 온몸에 통증이 이는 병을 앓고 있다. 해수는 아이(래준)가 죽고 바다에 뿌렸으며, 아내와 결국 헤어졌고, 지금은 조카 서준과 함께 살고 있다. 나와 해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의 첫 번째 플랫폼에서 만난다. 기름집은 사람들이 많았다. 기름을 사고 나서 해수와 함께 한정식집에서 밥을 먹는다. 점심을 먹는 동안 나는 해수에게 환경호르몬에 대해 이야기했다. 해수는 나에게 기름집을 차려보겠다고 한다. 조카 서준과 함께 운영할 거라고 하며. 나와 헤어져서 집에 가는 해수가 모자를 벗었는데 백발이었다. 나는 서둘러 택시를 잡는다.
라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나와 해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해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게 해 주었던 주영의 이야기, 해수의 조카 서준에 대한 이야기 등과 함께 왕복 4시간 거리의 유명한 기름집에 가는 하루의 일상 이야기를 작가는 자연스럽게 풀어 나가고 있다. 나의 병에 대해 작가는 ‘관절이 굳고 온 몸에 통증이 이는’ 병이라고만 말했고, ‘환경호르몬’과 연관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는 몸이 불편하지만 약속을 거절하지 못하고 해수와 기름집에 가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며 친구와의 약속을 지킨다. 옆에서 친구에게 이야기를 듣는 그런 기분으로 이 소설을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조카 서준에 대한 설정으로, 주영이 서준을 해석하는 것과 해수가 서준을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르다는 점은, 인간관계를 해 나감에 있어서 흔히 느낄 수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아이를 잃은 해수의 희망은, 아이에 대한 마음을 서준에게 투영시키며 살아가게 만든다. 해수에게는 이제 기름집을 차리겠다는 희망과 서준만이 남아 있다. 아이도 아이 엄마도 다 떠나버린 상황에서. 백발이 된 해수의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르는 기름집을 차려 서준과 함께 대를 이어 운영하겠다는 희망은, 나와 주영에게는 어리석은 희망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해수에게만큼은 간절한 것일 것이다. 우리들의 희망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해수를 통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