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나는 아현역 근처에 있는 방 두 개짜리 신축 브랜드 아파트 임대주택에 당첨된다. 아빠가 아무런 재산도 남기지 못하고 죽어버린 덕분에. 엄마는 작년에 이모 집으로 세대를 옮겼다. 나는 일 년 내내 중위소득인 97만원을 넘지 않는 범위 내의 아르바이트만 했다. 모자란 돈은 엄마가 등하원 시터와 가사도우미 일을 해서 벌어오는 것으로 충당했다. 엄마는 얼마 전부터 아랫배가 아프다고 하더니 점점 더 심해졌다. 나는 서대문구청 복지과에서 부정수급으로 신고당했다는 내용의 우편물을 받는다. 나는 누가 나를 부정수급자로 신고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한다. 함께 수영장에 다니는 류아 언니는 결혼을 앞두고 강서구에 신혼집으로 전세를 알아보고 있다.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은 엄마를 내가 사는 가구에 전입시킨 후 다시 주거급여 수급자격이 있는지 재판정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엄마는 과하게 익은 복숭아를 손으로 눌러 멍을 만들어 놓고 나에게 환불받으라고 한다. 류아 언니는 전세 계약을 했다고 나에게 말했다. 노숙인이 까페의 화장실을 사용하러 오자 언니는 불평을 한다. 아빠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했지만 운이 없어서 돈을 벌지 못했다. 엄마는 병원에 다녀왔는데, 난소에서 종양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병원비가 부족한 나는 류아 언니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지만 거절당한다. 112동에 사는 아이들이 연못에 개구리를 버려서 개구리 소리 때문에 시끄러운 나는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넣지만, 생태연못이고 개구리 때문에 민원이 들어온 적이 없어서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직원은 정중하게 말한다. 나는 주거급여 소득 심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고민하며 비닐봉지를 뜯어 개구리알을 쏟아낸다. 라는 내용이다.
주거급여 수급자의 현실과 내면 묘사가 잘 되어 있다. 가난을 바라보는 관점이 수급 대상자일 때에는 행운이 되고, 수급 탈락이 되었을 때에는 불행이 되는 심리가 잘 나타나 있다. 하지만 수급자일 때에도 당당하게 현실을 살아가기에는 위축되는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나의 현실과 고민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류아 언니와 복지혜택에 의존하며 현실도피를 하고 싶어하는 나의 내면의 쟁투가 대조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이분법적이다. 주거급여 수급자가 되었을 때와 수급자격이 탈락되었을 때, 열심히 일해도 대출을 받지 않고는 집을 살 수 없는 현실과 소득을 줄여서 다시 주거급여 수급자 신청을 한 후 임대주택에서 사는 것. 어느 쪽도 그다지 인간적인 생활은 아니라는 면에서는 동일하고 그것에 대해 작가는 이야기하고자 한다. 나의 고통을 모든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개구리알을 쏟는다. 하지만 구원을 바라는 나를 구원해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 밖에 없다. 세상은 이분법적이지만, 그래도 소설에서는 이분법을 넘어서는 또 다른 출구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 작품 링크 : [2025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복 있는 자들'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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