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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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미국수
시장 야채 가게 한쪽에 천수무가 쌓여 있다. 아담한 천수무가 싱싱하고 맛있게 생겼다. 문득 엄마가 담가주셨던 오래전 유년 시절의 동치미 물김치가 생각난다. 추운 겨울밤, 찐 고구마에 동치미 물김치를 마시며 보냈던 유년 시절의 긴긴 겨울의 추억. 생전 처음으로 천수무를 한 다발 사와 동치미 물김치를 담가본다. 유투브를 몇 편 보고 동치미 물김치를 담그는 것에 처음으로 도전해 본다.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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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아메리카노
또깍또깍 시계소리가 들린다. 언제부턴가 귀에서 시계바늘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귀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고객센터 상담사로 일하며 상담하기 힘든 고객들을 상대할 때마다 어김없이 또깍또깍 시계바늘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외갓집 슈퍼마켓 안의 작은 살림집에 놓여져 있던, 벽면 정가운데에 놓여 있던 직사각형의 길고 큰 괘종시계의 시계추 소리처럼 또깍또깍 소리가 들린다. 외할아버지는 늘 분주히 가게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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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휴가
연차휴가를 냈다. 일주일간의 연차휴가이다. 회사에 일이 줄어서 조금 한가해지니 관리자가 쉬고 싶은 사람들은 장기 연차휴가를 신청하라고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일주일간의 연차휴가를 신청했다. 연차휴가 첫날, 나는 내 고향인 광주에 가서 산수동과 두암동의 경계선상에 있는, 주소상으로는 두암동에 위치한 한 소형 아파트 한 채를, 전세를 안고 매수를 했다. 그리고 일주일을 뒹굴며 방 안에서 밥을 해 먹고…